축구해설을 듣거나 축구얘기를 하다 보면 이런 말들을 볼 수 있다.
"2선 자원들의 침투가 필요합니다..."
"3선 미드필더들이 공수밸런스를 잡아주기에..."
우선 이 '선'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보겠다.
축구의 포메이션은 여러 형태 띄지만 흔히 포메이션을 부르는 숫자의 개수는 4개를 넘어가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한 것만 해도 4.4.2대형의 세 개의 숫자를 사용한 3열 포메이션이고,
4.2.3.1이나 3.2.4.1은 네 개의 숫자가 자리를 이루는 4열 포메이션이다.
이렇게 포메이션을 나타나는 숫자의 나열 속에서 주로 오른쪽부터 -바꿔말해,골대에 가까운 라인부터-
1선,2선,3선...이라고 얘기한다.
가장 확실하게 예시를 들자면, 4.2.3.1의 포메이션에서
1은 최전방 공격수로서 1선,
3은 양 윙어와 10번으로 구성되며 2선,
2은 3선 자원으로 구분될 수 있고,
4는 4선이나 할 수 있지만, 주로 최후방이나 백라인, 수비라인이라고도 한다.
필자는 주로 공격하는 팀 선수의 위치를 '최후방 - 3선 - 2선 - 최전방' 구분하여 부르는데
이는 이렇게 부르는 게 설명하기 편하다는 것도 있지만, '1선과 4선'은 2선과 3선의 사용빈도에 비해 확실히 적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언급한 선에 따른 구분은 이제 포지션에 고착이 되었다.
위에서 오른쪽 그림에서의 3.2.4.1은, 현대축구에서 공격대형을 형성하는 것에 있어 가장 많이 보이는 포메이션으로 많은 팀들이 경기 시작 전 라인업을 어떻게 보여주든 간에 공을 가지고 지공상황에서는 해당 포메이션을 구축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기 시작 전, 시트 상의 3.2.4.1 포메이션을 보여준 팀은 22-23시즌의 맨시티 밖에 보지 못한 거 같다)
여기서 앞서 얘기한 것에 따르면 3.2.4.1에서 4가 2선 자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22-23시즌 토트넘 또한 해당 포메이션을 자주 보여줬는 데, 측면의 윙채널엔 풀백이라 할 수 있는 에메르송 로얄이 위치한 바 있다. 이렇듯 좌우폭을 확보하기 위해 풀백들을 윙어의 포지션에 올려놓아 3.2.4.1에서 4를 형성한다면, 이 선수들은 2선인가? 에메르송 로얄은 2선 자원인가?
변형 백3라 할 수 있는 라폴피아나(Lavolpiana). 백라인 앞의 미드필더가 내려와서 변형 백3를 형성하면 이 미드필더는 4선 미드필더라 할 수 있는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사실
'2선'은 최전방이 아닌, 윙어나 10번 선수를 주로 일컫고,
'3선'은 백라인 앞에 위치하는 6번 선수를 주로 일컫고 싶을 때 사용하는 표현인 것 뿐이다.
따라서 해당 '선'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협소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기에 축구를 얘기하는 데 있어 구체적으로 재정의할 필요를 느꼈다.
여러 해외분석들을 보다면서 똑같이 선으로 설명하기에 혼동이 오니 구분을 짓고자 여기에 '열'의 개념도 함께 말이다.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선'은 공격하는 상황에서 높이에 따른 선수의 위치를 설명할 때 사용하고 (물론 1명이 공을 잡으면 다른 10명의 위치는 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구분짓는 것이다.)
'열'은 수비하는 선수들이 구축하는 라인의 갯수를 말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해봤자 선은 최대 4개를 넘기지 않는데 그 이유는 주로 수비하는 열이 3개를 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비하는 팀이 노출하는 공간이 크게 4개를 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말하고 싶다.
4.4.2의 대형에서
1열 : 투 톱은 자신들의 앞과 등 뒤를 노출한다.
2열 : 4미들은 자신들의 앞과 등 뒤를 노출한다.
3열 : 백4는 자신들의 앞과 등 뒤를 노출한다.
위의 그림은 주황색 팀이 지공상황에서, 파란색 팀이 공략당할 만한 공간을 대략적으로 구분지은 것이다.
이를 보아 해당 공간을 공략해야할 공격팀은 네 개의 선으로 구성된 공격대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각각의 역할은
4선(최후방) : 1열을 공략하여, 1열 뒤의 3선에게 전달
3선 : 2열을 공략하여 2열 뒤의 2선에게 전달
2선 : 3열을 공략하거나 3열 뒤의 1선에게 전달
1선(최전방) : 3열을 공략하거나 3열 뒤의 공간을 공략
특히 3열 앞에서 공을 받아 돌아서서 3열을 공략하게 되면 곧바로 득점기회를 맞이하기에
2열과 3열 사이의 공간이 특히 중요하다보니 요 사이 공간을 일컬어 포켓(pocket)이라고도 하는듯 하다.
(포켓의 개념이 '2열과 3열 전체공간 사이'인지, '6번과 센백의 커버범위 사이'인지, '센백과 풀백 사이 앞공간'인지는 정확하게 명명한 곳은 없어보이지만. 포켓도 럭비에서 따온 개념인 것 같던데...)
여기서, 이제 수비하는 팀의 입장에서 4.1.4.1 포메이션과 같이
2열과 3열 사이의 봉쇄하고자 하는 팀은 1~4열까지 불러야하나싶고, 공격팀의 선은 1~5선까지 위치하나?하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선과 열의 개념을 정의하고자하는 이유도 공을 가지고 축구를 하는 것에 대한 설명을 용이하게 하고자는 생각으로 떠오른 것이라 거기까지 생각은 많이 안했고,
사실 또 생각해보면 4열로 수비대형을 구축하더라도 공격하는 팀이 기존의 4선 포메이션의 2선으로도, 수비하는 4열포메이션의 맹점:6번(수비형미드필더)를 수적우위로 제압할 가능성이 있기에 5선으로 명명할 필요는 들지 않는다.
(나중가선 또 특별히 정의해야할 필요가 있을지도. 축구의 진화를 돕는 아이디어는 넘칠테니...)
또 하나의 의문점,
앞서 말했던 것처럼 에메르송도 2선이라 할 수 있을까.
선과 열의 개념은 종적인 개념으로서 팀의 공격상황과 수비상황을 설명하기위한 용어다. 선수의 높이에 대한 설명인데, 축구는 종적으로 넓을 뿐만 아니라 횡적으로도 좁지 않은 공간이 있고, 여기서 윙채널의 선수들은 상대의 조직을 벌려놓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 종적이 아닌, 횡적인 개념을 가져와 설명해야할 듯 하다. 때문에 높이 상으로는 2선이 맞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 위치에 있는 것이 팀적으로 작용하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이 부족해 보인다.
필자가 원하는 바는 선과 열은 단순히 선수를 지칭하기 위함이 아닌,
팀의 공격상황, 수비상황을 설명하기위한 용어로써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렇게, 공격의 대형은 결국의 상대 수비의 대형의 형태에 따라 정할 수 있는 원칙에 입각하여
선과 열의 정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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